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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SIE'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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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장 폴 사르트르

ITSCASSIE1107 2025. 5. 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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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4
사랑과 미움은 동전의 앞뒤라는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아무도 아무것도 사랑한 일이 없었다.

p.48

털털해서 낭비가 심하고 잘난 체하느라고 손이 컸던 할아버지는 훨씬 뒤에는 여든 살 노인들의 고질인 인색이라는 병에 걸리고 말았다. 그것은 기력 감퇴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생긴 병이었다. 하나 그 무 렵에는 아직 야릇한 경계심이라는 증상밖에는 나타나지 않았 다. 송금 수표로 인세를 받게 되면 그는 팔을 쳐들면서 사람을 죽일 셈이냐고 외쳐 대기도 하고, 또 때로는 할머니 방으로 뛰 어가서 "출판사 놈들은 산적처럼 털어 가는군" 하고 침울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인간이 인간을 착취한다는 것을 처음 알고는 어처구니없었다. 다행히도 널리 퍼진 일은 아니겠지만, 이런 몹쓸 짓이 없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좋을까!

p.105
우리가 묘지까지 장송 행렬을 따라갔을 때도 아무 느낌이 없었다. 죽음은 그 부재로 말미암아 빛났다.

p.117
피카르 부인의 의견으로는 아이라고 해서 못 읽을 책은 없 다는 것이었다.
."잘 쓴 책이라면 절대로 해로울 게 없지." 나는 전에 그녀가 있는 자리에서 『보바리 부인』을 읽도록 허락 해 달라고 조른 적이 있었다. 어머니가 그 매우 음악적인 음성 으로 말했다. "하지만 내 귀염둥이가 이 나이에 벌써 그런 책 을 읽으면 장차 커서는 어떻게 될까?" "책에 나오는 대로 하 지!" 나의 이 대꾸는 가장 솔직하고 가장 오랫동안 인상에 남은 명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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