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맞춤법
비 온 뒤 맑게 개인 하늘을 보니 기분이 상쾌해.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모른다면 사전을 찾아보겠어요?
하늘은 ‘개이는’ 것이 아니라 ‘개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맑게 갠 하늘’이라 씁니다. 주말이면 넷플릭스를 틀어놓고 냉동실에서 ‘설레임’ 아이스크림 한 개를 꺼내 먹으면서도 ‘설레임’이 틀린 표기라는 것을 모르니 의심하지 않는 거죠. ‘설렘’이라 써야 하는데 말이에요. - <우아한 맞춤법>, 김서령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c8adf828f61b450c
우아한 맞춤법
2021년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우수상 수상작맞춤법 모를 땐 사전 찾아보면 되잖아 맞춤법 책이 왜 필요해표준국어대사전에는 모든 우리말이 실려 있습니다 모를 땐 찾아보면 돼요 그런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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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종아리가 얇아 (X)
넌 종아리가 가늘어 (0)
굵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굵다-가늘다’를 사용하고, ‘두께’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두껍다-얇다’를 사용합니다. 종아리가 종잇장도 아닌데 얇을 리가 없어요. 가는 거겠죠. 예문으로 볼까요?
든/든지’는 ‘선택’의 의미가 있어요. 나열된 동작 중에서 어느 것이든 선택될 수 있음을 나타내거나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중에서 어느 것이 일어나도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나타내는 연결어미거든요. 예문을 살펴볼게요.
그리고 ‘던/던지’는 ‘회상, 의문, 감탄’의 의미가 있고요. -
그녀가 얼마나 예쁘던지 코끝이 찡해지고 말았어. (회상+감탄)
많이 피곤했던지 그는 금세 코를 골았다. (회상+의문)
그와 헤어지고 얼마나 그리워했던지. (회상)
옳은 표현은 강소주입니다.
안줏거리도 없이 마시는 소주를 우리는 흔히 ‘깡소주’라 말하지만 표준어 표기법은 ‘강소주’랍니다.
이건 마치 짜장면을 짜장면이라 부르지 못하고 자장면이라 부르던 어느 옛 시절 같지 않나요? 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서 아예 글 속에 ‘강소주’ 이야기를 쓰지 않습니다. 강소주가 뭐냐고요, 강소주가. 이제 세월이 지나 짜장면도 표준어가 되었으니 언젠간 깡소주도 표준어가 될 날이 오겠죠. 그럴 거라 믿고 싶습니다.
Additional TIP
또 눈썰미 있으신 분들, ‘안주거리’가 아니라 ‘안줏거리’라고? 하셨을 거예요. 네, ‘안줏거리’에는 사이시옷이 들어갑니다. 외워두세요.
거스래미 아니다.
거스래미 하나 없이 고운 손 (x)
거스러미 하나 없이 고운 손 (0)
옳은 표현은 거스러미입니다.
손발톱 뒤의 살 껍질이나 나무의 결 따위가 가시처럼 얇게 터져 일어나는 부분을 일러 ‘거스러미’라 합니다. ‘거스래미’, ‘거스라미’는 다 틀린 표기예요. ‘까치레기’라고 하는 분도 있더군요. 그거 아닙니다. ‘거스러미’라 단정하게 써 주세요.
손톱 주변에 거스러미가 일어 보기 싫다.
주눅이 든 아이는 고개를 숙인 채 거스러미만 뜯고 있었다.
사포로 판자의 거스러미를 열심히 밀었다. - <우아한 맞춤법>, 김서령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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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맞춤법
2021년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우수상 수상작맞춤법 모를 땐 사전 찾아보면 되잖아 맞춤법 책이 왜 필요해표준국어대사전에는 모든 우리말이 실려 있습니다 모를 땐 찾아보면 돼요 그런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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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거품 (0)
옳은 표현은 게거품입니다.
놀라셨나요? ‘개거품’이 아니라 ‘게거품’이랍니다.
개펄에서 옆으로 또각또각 걸어가는 그 게가 뿜는 거품을 말해요.
팀장은 게거품을 물고 열변을 토했다.
그녀는 게거품을 뿜으며 깡패들에게 덤벼들었다.
Additional TIP
그런데 에에? ‘갯벌’이 아니라 ‘개펄’이냐고요? 놀라지 마세요. ‘갯벌’과 ‘개펄’ 둘 다 옳은 표현이니까요. - <우아한 맞춤법>, 김서령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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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우수상 수상작맞춤법 모를 땐 사전 찾아보면 되잖아 맞춤법 책이 왜 필요해표준국어대사전에는 모든 우리말이 실려 있습니다 모를 땐 찾아보면 돼요 그런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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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안은 아주 결단이 났네그려.
그 집안은 아주 결딴이 났네그려.
옳은 표현은 결딴입니다.
우리가 어떤 결정적인 판단을 할 때는 ‘결단’을 내린다고 하지만, 살림이 망해 거덜 난 상태가 되거나 도무지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결딴’이 났다는 표현을 씁니다.
그러니 ‘결단’이 비표준어라는 말이 아니라 애초 ‘결딴’과 ‘결단’은 연관이 없는 단어라는 거예요. ‘딴’이라는 글자 때문에 언뜻 오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엄연한 표준어랍니다. ‘결단’은 쉬운 단어니까 ‘결딴’에 대한 예문만 좀 살펴볼게요.
난 오늘 그 자식을 완전히 결딴내 버리겠어!
집값 폭등 때문에 온 나라가 결딴이 났다니까.
저 사람 겨땀 자국 어쩔!
저 사람 곁땀 자국 어쩔!
옳은 표현은 곁땀입니다.
뜻은 아시겠죠?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이에요. 이런 사소한 단어를 실수 없이 쓸 때 여러분의 글을 읽는 독자들의 신뢰도는 어마어마하게 올라갈 겁니다.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했더니 곁땀으로 옷이 젖었어.
여름만 되면 곁땀 때문에 남 보기 민망해.
Additional TIP
‘휘트니스’가 아니에요. 올바른 규범 표기는 ‘피트니스’입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꼬두밥이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고두밥이야?
옳은 표현은 고두밥입니다.
된밥을 이르는 ‘고두밥’, 정말 귀엽지 않나요? ‘고두밥’은 맛없지만 ‘고두밥’ 단어의 생김은 참말 귀여워요. 그래서 저는 좋아하지도 않는 고두밥을 글 속에 자주 등장시킨답니다.
저 남자, 구렛나루가 멋진걸!
저 남자, 구레나룻이 멋진걸!
옳은 표현은 구레나룻입니다.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일컬어 ‘구레나룻’이라고 합니다. ‘구렛나루’는 틀린 단어예요. - <우아한 맞춤법>, 김서령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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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궁시렁거리지 좀 마.
그렇게 구시렁거리지 좀 마.
옳은 표현은 구시렁입니다.
못마땅해서 투덜투덜 자꾸 떠들 때 우리는 구시렁거린다고 하죠. 궁시렁거리다, 굼시렁거리다 등은 틀린 표현이에요.
아버지는 뭐가 못마땅한지 계속 구시렁거렸다.
혼자 구시렁구시렁하는 꼴을 보니 기가 막혀서, 원. - <우아한 맞춤법>, 김서령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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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맞춤법
2021년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우수상 수상작맞춤법 모를 땐 사전 찾아보면 되잖아 맞춤법 책이 왜 필요해표준국어대사전에는 모든 우리말이 실려 있습니다 모를 땐 찾아보면 돼요 그런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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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죄죄가 맞는 말
그 사람 입성이 꾀재재하더라.
그 사람 입성이 꾀죄죄하더라.
옳은 표현은 꾀죄죄입니다.
입말로는 자주 하지만 막상 글로 써본 적은 별로 없어 실수가 잦은 단어이기도 해요. ‘꾀죄죄하다’가 표준어고요. 자매품 ‘괴죄죄하다’도 있어요. 물론 느낌은 살짝 약하죠?
하나같이 꾀죄죄한 몰골들이었다.
그런 괴죄죄한 짓거리를 하다니